온기가 느껴지는 고딕체 「A1고딕」 - 2편

3. ‘A1고딕’ 디자이너 인터뷰

개발 비화에 대해 한 걸음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도록, 여기에서는 ‘A1고딕’의 기획과 한자의 글자 제작·감수에 참여한 디자이너의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오다 히데유키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 : 타입 디자이너 오다 히데유키(小田秀幸)

프로필 : 1974년 공업고등학교 졸업. 조선업에 종사한 후, 인쇄 관련 작업에 관심이 생겨, 1977년 모리사와 문연(文研)에 입사. 사진식자 문자판의 제조에 종사, 후에 문자 디자인에 배속되었다. ‘フォーク(포크)’와 ‘黎ミン(레이민)’을 비롯하여 많은 모리사와 서체의 확장 및 감수에 참여하였다.

ー 먼저 기획의 경위에 대해 알려주세요.
오다 : 2005년에 출시한 ‘A1명조’가 호평을 받으면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고딕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기획의 발단입니다. 왜냐하면 당시 ‘新ゴ(신고)’에 맞추어 사용할 수 있는 명조체로서 ‘黎ミン(레이민)’을 만들었던 것처럼, 스타일을 맞춘 명조체·고딕체를 만든다고 하는 기획을 세우는 방식은 많이 있는 일이었습니다.

신고 레이민의 신규 스타일

ー 그렇군요! 그래서 ‘A1명조’의 골격과 번짐 처리를 참고한 고딕체라는 아이디어가 탄생한 것이로군요. 사내외로부터 ‘A1고딕 귀여워!’라고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서체의 컨셉으로서 귀여움은 의식하신 건가요?

오다 : 음-, 귀여움이라기보다는 기존의 고딕체라고 하면 딱딱하고 강한 이미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따뜻함을 주는 상냥한 느낌의 고딕체가 있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기획을 굳혀갔습니다. 그 번짐이나 손글씨의 부드러운 풍미를 ‘귀엽다’고 해주시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ー 오다 씨가 ‘A1고딕’의 기획을 시작하고 폰트의 발매까지 10년이 걸렸다고 듣고 놀랐습니다…. 디자인 공정은 어떤 것이었나요?

오다 : 10년이라고 함은, 다른 프로젝트와의 균형이라든가 어떤 서체를 우선하여 발매한다 거나 하는 회사의 사정이 있었으니까요(웃음). 당시에는 ‘레이민 그라데이션 패밀리' 등의 서체를 병행해서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10년이나 걸리는 서체는 거의 없습니다만, 하나의 서체를 만드는데 기획으로부터 발매까지 적어도 2년은 걸립니다.

이것은 ‘A1고딕’ 시안단계의 자료입니다.

A1고딕 시안

릴리스 판의 디자인과 비교하면 근소한 차이일 수도 있지만 조금씩 다르지요? 이렇게 시안과 수정을 반복하여 릴리스 판의 형태로 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A1고딕’은 모리사와의 역사 속에서도 직접 손으로 그린 전체 문자의 원도가 있는 마지막 서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ー 전체 문자요! 몇 년 전까지 만해도 그 방대한 수의 문자를 손으로 그려서 만들었었군요.
오다 : ‘A1고딕’ 문자 세트는 StdN(Adobe-Japan1-3)이므로 9,354자 분량의 원도가 있습니다. 물론 저 혼자 전체 문자를 다 그린 게 아니라 젊은 디자이너까지 포함한 여러 명이서 확장해 나갔습니다. 그런 점에서 ‘A1고딕’은 릴리스까지 시간은 걸렸지만 젊은 세대의 육성에도 공헌한 프로젝트였습니다.

A1고딕 원도

ー 귀중한 원도의 사진 감사드립니다. 자세히 보니 원도에서는 굴림이나 먹물고임이 되어 있지 않군요.
오다 : 먹물고임은 원도를 데이터로 해서 미세조정을 한 다음 마지막에 편집 소프트웨어에서 작업했습니다.

ー 편집 소프트웨어가 있어도 손으로 직접 그리는 원도부터 시작하는 것을 고수하신 것은 역시 손으로 그리는 것이 더 좋은 성과물로 이어진다는 것일까요?
오다 : 아니오, 완성도는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해요(웃음). 바뀌지는 않겠지만 데생을 함으로써 모양을 자세히 관찰하고, 서체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서체의 데이터를 조금 바꿔서 새로운 것으로 내놓는 것도 가능하지만, 기술로서는 몸에 배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음 세대로 계승해 간다는 의미를 담아서 모리사와에서는 지금도 신인 디자이너에게 데생 연수를 시키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라 해도, 손으로 그리는 것이 감성을 닦는 가장 빠른 길이자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막혔을 때는 모쪼록 마우스를 놓고 펜을 들도록 합시다.

스케치 중인 오다 디자이너

ー 납득이 됩니다. ‘A1고딕’은 정말 이곳저곳에서 자주 눈에 띄이는데, 이런 곳에 사용되어서 기뻤다 하는 사례가 있을까요?
오다 : 쓰이고 있구나 하고 늘 생각은 하지만, 저로서는 기록하고 있지 않으므로 곧잘 잊어버립니다……. 다만 사용하고 계신 것을 보고, 역시 바꾸고 싶어도 릴리스 후에는 변경할 수 없으므로, 릴리스 된 것에 대해서는 단념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몇 번이고 수정을 반복해서 만들고 있고 고집스럽게 가다 보면 끝이 없지만, 릴리스 해 버리면 이젠 어쩔 수 없으니까요(웃음)

ー 모처럼이라 오늘은 한 가지 사용 사례를 소개해드리고자, 가지고 왔습니다!
편집부의 스태프가 애독하고 있는 후쿠인칸 서점(福音館書店)의 「어머니의 벗」입니다. 표지나 지면에 ‘A1고딕’을 많이 사용하고 계십니다.

어머니의 벗 1 어머니의 벗 2

오다 : 따뜻한 지면의 주제와 일러스트에 ‘A1고딕’이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웨이트의 바리에이션도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있군요.

ー 최근에는 문자나 서체를 다루는 TV프로나 블로그 기사를 볼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오랜 세월 타입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계신 오다 씨는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오다 : 그야말로 사진식자 시대는 활자 사용은 출판사나 인쇄회사의 특정 사람들 뿐이었는데, 디지털 폰트가 되어 시장이 개방된 것은 기쁜 일이지요. 그리고 지금은 ‘타입 디자이너’라는 멋진 호칭이 있지만, 옛날에는 `문자쟁이'로 불렸고, 지금도 마음으로는 그런 ‘장인’의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서체 디자인에 유행은 있지만, 내가 만든 것이 반영구적으로 남는다는 것은 오랜 세월 이어온 이 일의 멋진 점이지요.

ー 오다 씨, 오늘 귀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4. 마무리

‘A1고딕’개발의 비화, 어떠셨습니까.
여러분도 텔레비전이나 길거리에서 ‘A1고딕’을 보시면 사진식자 유래의 독특한 맛과 번짐을 눈 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서체의 매력에 대해 발신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폰트도 언젠가 기사화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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