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가 느껴지는 고딕체 「A1고딕」 - 1편

모리사와 폰트의 매력과 개발 비화를 파고드는 ‘폰트로 빠져드는 이야기’ 시리즈. 이번에는 2017년에 출시되어 패키지나 포스터 등 많은 장면에서 이용되고 있는 ‘A1고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차례

1. ‘번짐’이 특징인 올드스타일 고딕
2. ‘A1’이라는 이름의 DNA
3. ‘A1고딕’ 디자이너 인터뷰
4. 마무리

1.‘번짐’이 특징인 올드스타일 고딕

먼저 ‘A1고딕’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A1고딕의 특징

‘A1고딕’ 패밀리는 L·R·M·B의 4웨이트 전개로, 본문부터 큰 표제까지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 서체는 고딕체로 분류됩니다. 스탠다드한 서체이지만 약간 디자인적인 요소도 갖고있는 서체로 말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연출이 특징인 서체입니다. 그러면 이런 ‘A1고딕’의 ‘왠지 따끈따끈한’ 디자인의 특징을 풀어보겠습니다.

・ 올드스타일의 골격

A1고딕 올드스타일의 골격

일본어 서체의 골격을 좌우하는 ‘스타일’은 크게 ‘모던스타일’과 ‘올드스타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모리사와의 대표적인 모던스타일 고딕체 ‘신고’에 비하면, ‘A1고딕’은 품이 좁고 유기적인 골격을 가진 올드스타일로 분류됩니다.

이런 올드스타일 서체 중에서도 ‘A1고딕’은 살짝 손글씨의 향기가 있고 과하게 정리되지 않은 골격이 인상적입니다.

‘골격’과 ‘스타일’에 대해서는, 미치쿠사의 기사에서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으므로 괜찮으시다면 이쪽도 아울러 읽어 주세요.

・엘리먼트의 처리

골격에 있어 고딕체 답게 가로세로 굵기가 균일한 아웃라인이 살 붙여져 있습니다. 또한 ‘A1고딕’ 디자인의 특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둥근 모서리와 먹물 고임 처리입니다.

A1고딕 올드스타일의 특징

확대해 보면 ‘A1고딕’은 각고딕체이면서, 엘리먼트 끝부분에 약간의 굴림처리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선의 교차부분에는 먹물고임이라는 아웃라인이 녹아서 번진 듯한 독특한 처리가 되어 있으며, 이것이 ‘A1고딕’을 특징짓는 가장 큰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웃라인의 안쪽과 바깥쪽의 아르(둥근 모서리 반경)가 거의 같은 크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처리에 의해 문장을 조합할 때에 일반 고딕체처럼 너무 뚜렷하게 환해지지 않고, 따뜻함이 있는 부드러운 인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미세한 차이점도 즐겨 주셨으면 하는 서체입니다.

2. ‘A1’라는 이름의 DNA

‘A1고딕’의 번진 듯한 디자인 처리나 과하게 정리되지 않은 골격과 같은 컨셉은 ‘A1명조’에서 유래합니다. 그리고 더 예전으로 가면 사식写植 (사진식자写真植字) 서체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진식자기와 문자판

사진식자란 1960∼1980년대 일본에서 주류가 되었던 광학적으로 문자판의 문자를 인화지에 새기는 인쇄 기법입니다. 사진식자와 모리사와의 발자취에 대해서는 이곳을 참고해 주십시오.

태명조체 A1의 원판

‘태명조체A1’는 1960년에 발매된 이래 사진식자 서체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습니다. 이 ‘태명조체A1’을 복각해 디지털 폰트화한 것이 2005년에 발매된 ‘A1명조’입니다.

A1명조 복각판과의 비교 1

‘A1명조’는 ‘태명조체A1’의 원판 서체의 아웃라인을 그대로 폰트로 만든 것이 아니라, 디지털 폰트화 맞춰 그 골격을 답습하면서 재디자인 되었습니다. 특히 ‘태명조체A1’의 원판 디자인은 원래 번짐처리가 되어있지 않지만, 사진식자로 글자를 새겼을 때 빛을 날라간 듯한 번짐을 재현하기 위해, ‘A1명조’에서는 이 부분을 일부러 서체 디자인에 도입하였습니다. 보다 선명한 인쇄가 가능해진 요즘, 이러한 흔들림이나 번짐 처리를 한 디자인이 좋은옛것의 매력을 나타내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A1명조 복각판과의 비교 2

그리고 ‘A1명조’ 한자의 골격과 번짐의 컨셉을 계승해, 새로운 고딕체로서 ‘A1고딕’ 패밀리가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문자가 전부 ‘A1명조’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히라가나를 자세히 보면, ‘A1명조’에서 유래한 서체라고 하지만, ‘A1고딕’의 가나 골격은 ‘A1명조’보다 손으로 쓴 것 같은 자유로운 인상이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실은 ‘A1고딕’의 가나 모델이 된 사진식자 서체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중고딕체BB1’ 입니다!"

중고딕체BB1

처음에는 가나도 ‘A1명조’의 골격으로 시작되었지만, 한자보다 가나는 유기적인 면이 있어 고딕체에는 잘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손 글씨의 풍미를 갖는 노스탤직한 서체에 어울리는 것으로 ‘MC형’ 사진식자 기기에 탑재된 고딕체인 ‘중고딕체 BB1’의 가나 골격이 채용되었습니다.

A1고딕 계보도

‘A1고딕’에게, ‘태명조체A1’은 할아버지·할머니, ‘A1명조’와 ‘중고딕체BB1’은 아버지·어머니 같은 관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체명은 ‘태명조체A1’, ‘A1명조’를 본떠 ‘A1고딕’으로 명명하였습니다. 사진식자 시대의 모리사와에서는 명조체는 ‘A’, 고딕체는 ‘B’를 접두사에 붙여 분류하고 있었습니다. 복각하여 디지털 폰트화된 ‘太ミンA101’와 ‘見出しゴMB31’과 같은 서체명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딕체인데 A…’라며 위화감을 느끼시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A1명조’와 함께 사용해 주셨으면 하는 고딕체라는 점과 폰트화 되지 않은 사진식자체에 ‘태고딕체B1’이라는 서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A1고딕’이라는 고딕체인데 A가 붙는 희귀한 서체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3. ‘A1고딕’ 디자이너 인터뷰
4. 마무리
는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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